자꾸 인디게임 연재기를 올리려고 만든 블로그에 개인적인 철학을 집어넣어서 민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이야기를 어딘가 기록으로 남길만한 공간이 따로 없기에 블로그에 올린다. 어차피 많은 사람이 보는 블로그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편하게 이야기를 올릴 수 있는 점이 좋다.
블로그 운영은 올리려고 찍어둔 것들이 몇 개 있기는 하나, 그다지 올릴 마음이 들지 않아 올리지 않았다. SNS를 하기에는 너무 게으른 몸뚱아리다.
---
오늘 기분나쁜 일을 당했다.
돈이나 권력이 없기 때문에 당할 수 있는 무시라고 생각한다.
이전에도 많이 있었고 앞으로도 많이 있을 것이다.
언제 당해도 기분이 나쁜것은 똑같다. 돈이나 권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우울할 때, 우울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우울한 것이다.
그 사람이 나쁘다고 하면 될 것이지만, 좀 더 큰 그림을 보자.
돈이나 권력으로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은 이 사회에 널려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과 권력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다.
조선시대에서는 신분과 명성이 그 사람의 평가 기준이 된 것과 같은 이치다.
자본주의에서는 나에게 무례한 그 사람이 아니더라도 일정 비율로 돈과 권력으로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이 양성된다.
난 자본주의에 화내야 하는가?
좀 더 큰 그림을 보자.
어떤 사회던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사람은 타인을 평가하고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려는 본능이 있다.
사람의 본성에 화내야 하는가?
더 큰 그림을 보자.
왜 화를 내야하고 기분이 나빠야 하는가?
기분이 나쁜 것은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자신이 사회적으로 무시받거나 합류하지 못할 때 기분이 안좋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근데 내가 나쁜 기분에 갇혀 있을 필요는 없다.
슬퍼하고 화내도 세상이 날 신경써주지 않는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화내거나 신경써줄 수 있지만, 바라지 않는다.
내 주변 사람들이 그래주지 않는다고 내가 더욱 슬퍼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남에게 의존하여 자기의 감정을 컨트롤 당할 이유가 없다.
그럼 당장 기분이 나쁜 난 어떻게 해야하는가?
내가 인생을 사는 이유를 생각해보고, 내가 좋아하는걸 신경쓴다.
기분 나쁘지 말자고 생각한다고,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면 코끼리가 생각난다는 예시처럼 우리 뇌는 부정을 모른다.
내가 인생의 사소한 것들에 신경쓰지 않고, 좋아하는 것으로 신경을 전환해야 한다.
정확하게 개를 교육할 때 이 방식을 쓴다.
개가 안좋은 행동을 하면, 무시한다.
개가 해야 하는 행동을 하면 간식을 줘서 보상한다.
나쁜 감정은 일단 무시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것이면 더욱 좋다.
일시적으로 지금만 잊는 것은 부족하다.
나를 굳세게 만들 수 있는 인생의 심지가 필요하다.
게임이 나에게 그런 의미다.
나는 게임제작을 하면서 내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게임을 하면서도 의미를 찾는다.
게임에 대해 모든 지식과 장인이 되고 싶다.
그런 생각과 함께 내 인생을 생각해보면, 모든 일들이 아주 사소하게만 느껴진다.
나는 사실 게임을 좋아하는게 아닐지 모른다.
그냥 게임제작에 몰두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실은 상관없다.
내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인생의 의미를 그러한 방향으로 잡으면 그것이 진실일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래도 내가 게임을 통해서 나를 알아가는 과정중에는 나머지 것들은 사소해진다.
인생의 괴로움을 극복하고 싶어서 내가 하고싶어하는 일을 그토록 찾고 정한 것일수도 있다.
좋아하는 일이 있다는 사실에 결국 행복하다.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다른 콘텐츠가 될수도,
정치가 될수도 있고,
혹은 가족이 될수도 있겠다.
가장이 회사에서 곤혹을 겪고 올 때,
자식과 배우자를 보고서 하루의 피로가 녹아내린다는 글들을 본 적 있다.
가족을 늘리고, 끊임없이 심심해하는 사람의 본성은 행복해지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르겠다.
다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시길 바란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로란 무엇일까? (6) | 2024.12.12 |
---|---|
혜화동 [창경궁 초밥] 후기 (4) | 2024.11.26 |
서림동 [홍타코] 후기 (1) | 2024.11.24 |
서울 금천구 [더 보일링크랩 하우스] 후기 (2) | 2024.11.23 |
나는 왜 인디게임 개발자가 되었나 (0) | 2024.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