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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위로란 무엇일까?

게임코패스 2024. 12. 12. 00:17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MBTI

 

  MBTI 성격유형검사는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오게 되었다. 어느덧 MBTI를 모르는 사람은 없고 각자 자신의 MBTI 정도는 알고 있으며, 스몰토크의 일환으로 소개팅이나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자신을 소개하느 도구로 사용한다. 정신과적으로 정확한 진단은 아니더라도 MBTI는 그 사람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된다.

 

 그 중 가장 화제거리로 사용되는 것이 T와 F인데, 세간에서는 T발롬, F의 경우에는 인프피를 중심으로 징징이라는 등 과격한 언어를 통해서 그 실체를 구체화한다. 그 둘을 나누는 기준은 보통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구분한다. 누군가 고민거리를 이야기 했을 때, T는 사실에 기반해서 해결해야 할 방안을 알려주고, F는 그 사람의 심리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화재가 되었으면 이런 책까지...

 

 결국에는 위로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건데, 보통 F들이 T들의 단호한 해결책 제시에 서운해하거나 충격을 먹는다는 것이 정론이다. 나는 T로서 항상 해결방안을 염두에 두고, 그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을 생각하는 편인데 이에 역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보았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다. 과연 위로란 뭘까? 어떤 상황에서 우리는 위로를 받을까?

 

 위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누군가 스트레스로 인해서 마음의 달에 크레이터가 생기는 경우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트레스를 먼저 알아보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일상 생활 속에 언제나 존재한다.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의 정도가 다르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최초의 시기로 생각해보자.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주 사소한 것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태어난다. 아기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아기는 자기 싫은데 잠이 오면 운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좀 더 크면 하고싶은 게 생긴다. 공이 침대 밑으로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엄마 아빠가 자꾸 침대 밑에서 공을 꺼내면 운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원하는 상황과 원치 않는 상황이 있는데, 스트레스는 원치 않는 상황이 내 욕구를 밀어낼 때 발생한다.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무언가 흘러가지 않았을 때,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 불편함은 당연하게도 인생 도처에 널려있다. 인생에서는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저항이 높아진다. 근육을 단련하는 것처럼 우리도 특정한 상황에 더욱 더 받아드릴 수 있게 변한다. 아기 때에는 사소한 것으로 짜증을 냈다면 커가면서 사람이 점점 건조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이 갈수록 건조해져도 죽을 때까지 사람은 스트레스를 느낀다. 위로는 무엇이길래 이 스트레스를 잠시 잊게 해줄까? 그 원인을 직접적으로 제거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머리 속은 비워진다. 포옹, 따뜻한 한마디의 말, 대접과 같은 모든 종류의 위로는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앞서 이야기 했던 T의 방식과 F의 방식이 나뉘어진다.

 

 

 어떤 이들은 T 들의 사고방식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반대로 T는 F의 무조건적인 공감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인터넷 상의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과격하게 꾸며진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많이 겪는 일이다. 특히 여자친구와 나는 이 점에서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자주 낭패를 봤다.

 

 위로는 그 사람의 진심이다. 우리는 사람의 진심을 느끼면 편안해진다. 그 사람이 가식으로 나에게 대한다고 생각하면 석연치않다. 진정한 위로는 내가 당한 상황에 대해 그 사람이 진심으로 사고회로를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방식이 나의 감정이나 억울한 면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고 공감해 주는 것일 수도 있고, 지나간 사건에 대해서는 잊고 스트레스에 지지 않고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방식일수도 있다. 상황을 대하는 과정이 다를 뿐 그 사람의 진심을 느끼면 위로 받을 수 있다.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진심을 의심한다는 것이다. F의 경우 T의 조언을 듣고,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얼마나 억울하고 슬플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위로에 대해서 마음이 상하게된다. T의 경우 F의 조언이 내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어떤 상황도 대처할 수 있는 일반언어로 상황을 모면한다고 생각하여 진심을 의심한다. 이 역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으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진정으로 위로받길 원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열 필요가 있다. 상대방을 이해해야만 상대가 하는 이야기의 진위를 알 수 있고 말의 본의를 확인할 수 있다. 위로는 결국 자신의 몫이다.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대신 가져가지는 못한다. 그것이 부모나 쌍둥이라고 할지라도 불가능하다. 불교식 관점으로 모든 일이 다 나의 내면의 일이 되는 일이다.

 

 스트레스와 위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향유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일 것이다. 주변에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분명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아주 소중하지만, 자신도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생기기 마련이다. 자신의 마음을 조금만 더 연다면 스트레스도 위로도 좀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을 믿는 동안 더욱 더 단단해지니 스트레스를 받는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글은 여자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는데,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타박받은게 억울해서 쓴 글이다. 언젠가 나의 진심도 느껴지는 날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