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주제는 작은 인디게임 팀에서 좋은 기획이 되기 위한 고민을 담고있는 글입니다.
게임 기획에 찾아보다보면 여러가지 공부 방법이 나온다. 역기획서 작성, 플로우 차트 작성, 좋은 기획자가 되기 위한 여러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소식들이 있긴 하지만 이것으로 정말 좋은 기획을 쓸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누군가는 기획자라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를 짤 수 있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현업에서는 엑셀과 함께 수식을 잘 다뤄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모두 기획이라는 아주 큰 범위의 작업을 하나로 묶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기획은 다양한 방향으로 구분되어 있다.
• 시나리오 라이터 - 게임의 스토리에 대한 부분을 관할
• 레벨 디자이너 - 게임 진행도에 따라 유저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난이도 및 보상을 조절
• 컨셉 기획자 - 게임의 전반적인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획안으로 새로운 게임 발굴. 다양한 대기업에서 특정되지 않은 이름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 BM 기획자 -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기획을 주로 맡는다. 모바일에서 자주 고용됨.
• PM - 프로젝트 매니저로 게임개발에 대한 기간이나, 인원매니징과 관련된 역할.
이외에도 기획은 게임에서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자주 혼용해 사용되어 오해를 부른다. 특히나 크기가 작은 인디게임 팀에서 이벤트 참여(글쓰기), 발표, 미팅, 홍보(SNS), 게임 컨셉 기획, 시나리오 라이팅, 심지어 음악까지 맡아서 하는 것도 전부 기획의 일이라고 보기 때문에 기획의 작업이 더욱 난잡하게 배치된다.
이러한 것들은 게임 개발에 부수적인 역할로 취급하여 기획자는 필요없고,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기획자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인디게임 팀에서는 게임 개발만해도 더욱 바쁜데 기획자는 작은 인디게임 팀에서 가장 필요없는 직군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과연 좋은 기획자는 무엇인가?
: 모든 개발자를 기획자로 만들 수 있는 기획자가 좋은 기획자이다.
아까 이야기했듯 인디게임 팀에서는 게임 외적으로 해야할 일은 많은데, 사람은 적어 기획 한사람은 수많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 역할이 많다는 것이 할 일이 많다는 것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만 하는데, 그 양이 훨씬 많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은 팀의 기획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게임의 컨셉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은 안하는 것이 좋다. 게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보다 행사를 위해 지루한 글을 쓰거나 수식을 보는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여러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게임구조가 명확하여 기획자가 필요 없는 경우에는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본인이 생각한 대로 게임을 이어나가면 된다. 그리고 난 이게 최고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보았듯이 기획자에 대한 게임개발자들 사이의 약간의 멸시와 하는 일에 대한 난이도가 낮다는 비판이 이어져, 게임기획자는 역할의 가치와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복잡한 형태로 업무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는 낼 수 있기에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면 기획자의 역할을 침범했다고 기분이 나빠하기도 한다.
기획자는 플로우차트와 기획서를 통해서 고급지고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하고, 현업과 기획을 배우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고 자주 언급된다. 난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현업에 있어본 것도 기획서를 매우 잘써서 통달하여 제시하는 것도 아니지만, 다양한 팀원들과 5년 넘게 게임개발을 해보면서 느낀 기획의 핵심은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기획자는 게임개발의 조타수로 제작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생각하고 있는 컨셉의 방향과 맞게 가고 있느냐만 확인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속력을 내기 위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는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그리고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기획자에 의해서 재생산된다.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내는 아이디어가 게임의 날개를 달아줄 아이디어가 될 확률이 크다. 기획자는 그 사이에서 이 아이디어가 우리의 컨셉, 남은 기간, 들이는 노력에 비해 나올 효과같은 감가상각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결정한다.
제작하는 사람들이 게임에 대해 이해하고 자신이 개발한 것에 아이디어를 내게 되면 그 게임은 "남의 게임"이 아니라 "나의 게임"이 된다. 남의 아이디어로만 구성된 게임을 만들어주는 것과 내 아아디어가 들어간 내 게임을 만드는 것은 사장과 알바의 역할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모든 팀원들이 사기를 가지고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건 게임 퀄리티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기획자는 모두를 기획자로 만들기 위해서 한 가지 원칙을 지켜야한다.
1. 어디에 사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
이것 외에는 없다. 플로우차트니 정갈한 기획서니 하는 것들은 이걸 위한 도구일 뿐이다. 누구나 읽고 사용하고 상상할 수 있는 기획서라면 그것이 최고의 기획서이다.
플로우 차트를 공부하면서 느낀 점들이 많이 있는데 그건 다음 편으로 다루도록하겠다.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획서인 포켓몬스터의 기획서이다.
컨셉의 기획서는 모두가 이 기획서를 보고 가능성을 확인하고 또다른 상상의 영역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말하다보니 기획이라는 광범위한 작업을 혼용해서 넓게 사용하였는데, 서론 정도로 봐주면 좋겠다. 앞으로도 기획에 대한 관념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참고로 필자는 컨셉기획도 좋지만 숫자와 엑셀을 다루는 레벨디자인도 좋아한다. 은근히 막노동같기도 반복작업같기도 하면서 방어력과 같은 수식을 만들때에는 예전 수학문제를 푸는 때가 떠올라 재밌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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