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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랜디 리부트(ORDR)팀의 최신 1.101 패치와 여론에 관한 정리

게임코패스 2024. 11. 12. 21:24

 

원랜디를 아시나요?

원랜디는 "원피스랜덤디펜스"의 줄임말이며,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이다. 워크래프트3 프로즌쓰론이 2003년에 출시되고, 원랜디는 2010년에 만들어졌으니 얼마나 게임만 해도 얼마나 오래된 게임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커뮤니티는 활발히 돌아가고 있고, 원랜디의 저작권 침해 사건이 일어나면서 중단되었던 업데이트도 재개되는 등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 원랜디의 업데이트가 재개되면서 많은 사람들과 기존 팬들이 몰려들었고, 최신 업데이트로 인해서 원랜디 갤러리가 타오르는 중이다.

 

문제가 된 패치 v.1.1이다.

 

 

1. 원랜디의 간략한 역사

 

아주 구시대 그래픽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을 홀렸던 게임이다.

  • 100만명 이상의 누적 플레이 인원수
  • 네이버 카페 게임분야 10위권 내외

필자는 친구들의 추천으로 2022년에서야 유입된 뉴비이지만, 그 당시 원랜디의 매력에 빠져서 아직도 하루에 한 판 정도는 즐기면서 하고 있고, 현재 제작중인 게임도 원랜디의 조합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하고 있다.

 

 2024년 5월 말에 출시한 운빨존많겜이 원랜디의 시스템을 오마쥬 해서 나왔다.

출시 초기에만 2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간단한 역사로만 봐도 게임성 자체는 깔게 없고, 다른 디펜스에는 없는 '스토리' 기능을 추가해 긴장감 있는 운영을 할 수 있게 한 디펜스계의 좋은 선례이다. 

 

제작자들이 계속해서 바뀌고 그 사이의 정치싸움들이 있었지만, 모든 사건들은 건너띄고 이야기하자면

 

2023년 08월 경 더 이상 원랜디의 업데이트 버전이 나올 수 없게 되었다.

 

원랜디 ip 관련 문제로 업데이트 베포가 중지되었다.

 

원피스의 ip를 가지고 있는 대원미디어 측에서 원피스 ip에 대한 무단 도용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단순 팬심으로 제작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맵 제작을 담당하고 있었던 당시 맵 제작자 '이얍'이 후원을 받으면서 맵을 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고, 따라서 원랜디의 업데이트는 대원미디어의 경고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사건 이후 갤러리는 업데이트 되지 않는 기존 맵을 가지고 반복해서 하는 진성 원랜디 유저들만 남게되었다.

 

2. 원창섭의 등장

 

 

버그정도만 수정하여 맵파일을 복구하던 한 유저 원창섭이 원랜디 맵파일을 만져볼 사람이 있냐는 글을 올린다.

사람들은 새로운 업데이트가 될 수도 있다는 말에 설레였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받는다. 그 이후

 

원창섭이 쓴 글이 큰 파장을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게 되었다.

 

메이플 디렉트 김창섭을 신창섭이라고 부르며 한참 난리가 났을 때인데, 본인을 메이플 유저였다 밝히며 이 닉네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원랜디 유저들이 환호했고, 후원을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후원때문에 원랜디 ip가 중지되었던 이력이 있기에 원창섭이 열정페이로 맵을 수정하고 만들기 시작했다.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방향성을 설명하는 뉴 디렉터 원창섭

 

게임에 대한 방향성과 소통을 통해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빠른 주기로 업데이트를 해나갔다.

 

이 당시에도 여러 원랜디 유저들이 신나서 의견을 내거나 요청사항들 혹은 불만사항들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창섭을 옹호하며 무료봉사하는데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라는 식으로 훈계를 주거니 했다. 험악한 말이 오가는 디시특성상 무료 개발자에 대한 존중과 자정작용이 어느정도 이루어지던 분위기였다. (말투는 여전히 험악하다)

 

3. 버전 1.1 업데이트와 갤러리 내의 갈등

 

원창섭은 자기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팀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커뮤니티에 비치며 새로운 버전들은 ORDR 팀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원창섭은 그러던 중 ORDR 팀을 나가게 되었고, 남은 개발자들이 열심히 개발을 하며 새로운 버전을 내게 되었다.

 

업데이트 미리보기로 나왔던 사진은

 

이 사진이었고, 사람들이 실루엣을 확대해서 확인했을 때, 

  • 고죠 사토루 (주술회전)
  • 요우무 (동방 프로젝트)
  • 아냐 (스파이 패밀리)

로 판단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원랜디 갤의 반응은

원피스 캐릭터가 추가되길 바랬는데 아쉽다.

 

정도였다.

 

이후 치지직에서 ORDR팀의 '루비니아'님이 원랜디 유저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방송으로 가졌고, 그 방송에서 원창섭이 ORDR 팀을 나갔다는 것을 밝혔다. 그와 더불어 전임자인 원창섭에 대한 답답함과 짜증을 토로하는 장면이 일절 있었다.

 

원창섭 관련 속기 기록이다.

 

요약하자면, 원창섭이 런했고 기획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내뱉은 말 때문에 유저들이 현재 착각과 오해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원창섭이 이 방송을 보고 있다면 꼭 연락받고 이야기하자고 한 숨을 뱉어냈다.

 

이 사건에 대한 원랜디 갤의 여론은 당연 좋을 수 없었다. 원랜디 갤 인원들은 원창섭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맵 만들어주는 건 좋은데, 총대 매고 원랜디 다시 살려준 전임자에게 욕하는 건 좀 그렇다. 
자기들끼리 이야기 하는 건 괜찮은데, 공식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송매체를 통해서 전임자 욕먹이는건 매너가 아니다.

 

정도로 굳혀졌다.

 

갤러리가 이 주제에 관련해 이야기가 나오던 중 원창섭이 등장했고,

글을 요약하자면,

너무 길어서 그냥 잘랐다.

 

2대 디렉터를 뽑지 못하고 나갔다. ORDR 팀 외부에서 뽑기에는 검증되지 않아 뽑기 망설였고, ORDR 내부에서 뽑고자했는데,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물어보았지만, 거절하는 바람에 2대 디렉터를 세우고 나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런친건 아니고 나간다고 내부, 외부에 말을 다 전했고 디렉터는 계속 뽑고 있었다. 떠나기 전에도 디코에서 자기 권한 다 빼고 완장 권한도 체험하게 하고 나갔다. 자기는 할 만큼 했고 떠났다.

 

이런 의견이 나와 ORDR 팀과 원창섭 팀에 대한 의견 갈등이 보다 심화되었다.

 

이 상황 도중에 여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글이 발견되었는데,

 

 

 

ORDR팀의 콘파가 이런 글을 올린 것이 적발되었다.

 

요약하자면

2차 창작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당연히 넣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이므로, 강력하게 만들것이다.

 

이런 발언으로 원랜디 갤의 여론이 완전히 불타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이 캐릭터의 성능이 압도적으로 좋게 출시되어서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

'원피스랜덤디펜스'는 말그대로 원피스가 중점이 되어야 하는건데, 왜 원피스 캐릭터가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 게임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냐?
그럴거면 원랜디에 이상한 거 넣지 말고 니가 좋아하는 동방프로젝트 서브 프로젝트나 해라.

 

같은 식으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ORDR 측은

무료 봉사로 맵을 업데이트 하는 만큼 개발자들이 힘내서 일 할 수 있는 취향을 반영한 것.
신캐릭터는 처음에 강력하게 내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후 추후 조금씩 너프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정도의 입장을 밝혔다.

 

4.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

 

최대한 정리해보려 했는데, 요약하다보니 완전히 내용이 담기지는 않았다. 원창섭 시절에도 그 팀에 속해있던 인원이 우리를 존중하라는 뉘앙스의 글을 올려 반감을 사기도 했고, 개발자들의 시선과 유저들이 간간히 충돌나던 상황이다.

 

콘텐츠 제작을 하는 나의 입장으로서는 이 사태가 인어공주 사태가 연관되어 보인다.

 

 

유저측의 입장은 이렇다.

원랜디를 무료 업데이트 해주는 것은 고맙다.
그러나 원랜디 게임의 근간을 흔드는 방식으로 게임을 개조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ORDR 측 입장은 이렇다.

우리도 원랜디를 좋아하여 무료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열정페이로 일하는 것에 고마움과 존중을 가져달라.
무료로 봉사하는 만큼 개발자들이 좀 더 열심히 의욕을 낼 수 있고, 선호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자 한다.

 

두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 여기서는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왜 콘텐츠에 대해 사람들이 화를 내는지 이해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인어공주가 리뉴얼 되어서 방영했을 때, 기존에 알고 있던 하얀 피부와 붉은 머리를 가진 인어공주가 아닌 레게머리를 한 흑인 인어공주로 변경되어 큰 반감을 샀다.

 

기존 인어공주의 팬들은 내가 인식하는 인어공주 그대로 나오길 바랬고, 그게 원작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어공주의 스토리와 그 분위기, 사람들이 환호했던 인어공주의 방식은 사람들 머리속에 옛날의 인어공주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추억과 함께 사람들은 인어공주를 자신 추억의 일부분으로 받아드리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논리적이고 합당한 이유없이 모욕을 받는다면, 그것은 내가 좋아한 콘텐츠에 대한 모욕이고 동시에 내 추억에 대한 유린이기도 하다. 인어공주의 주인공이 흑인이 된 것은 PC의 영향 때문이고, PC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어공주를 받아드렸지만, 바다속 설정으로 이미 완성된 인어공주가 흑인 할당제 때문에 흑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합리적이라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원랜디의 유저들도 마찬가지다. 원랜디의 유저들은 지금껏 봤듯이 아주 오랜기간, 업데이트가 끊긴 지점에도 원랜디를 좋아하고 플레이해왔다. 그런데 잘 업데이트 되어간다고 생각했던 원랜디가 어느순간 원피스 캐릭터가 아닌 관심도 없는 이상한 캐릭터들도 채워진다 생각해보자. 원랜디 유저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가 제멋대로 각색될 때의 기분은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패치로 다른 세계 유닛이 3개 들어왔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건 개발진들의 성향에 따라 그럴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방향성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 다른세계유닛이 3개가 추가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정합성이 없다는 게 문제가 된다.

 

다른 세계 유닛이 추가된 이유는 "개발자가 좋아한 유닛"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극단적으로 미루어보면 개발자가 바뀌어 바퀴벌레를 좋아하는 개발자가 투입되었다고 했을 때, 현실 세계 유닛이라는 등급으로 바퀴벌레를 추가하고 그 이유로 "개발자가 좋아한 유닛"이라서 추가한 사례가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5. 마치며

 

원작의 훼손에는 항상 논란이 붙길 마련이다.

 

원작을 무조건 적으로 지킬 것인가 부터 어느정도까지 변주를 주어도 되느냐는 존중에 달려있는 문제이다. 원래 더욱 복잡할 수 있는 문제지만 우선적으로 원랜디 팀이 해야 할 역할은 방향성을 정확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 이 유닛을 추가하게 되었는지?

유닛의 컨셉은 어떻게 되는지?

앞으로의 개발 방향성은 어떻게 할지?

 

결정은 하는 것은 원랜디 팀의 역할이다. 방향키를 잡은 조타수는 쳐낼 건 쳐내고 받을 건 받으면서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그 경로가 맞는지 확인해야 하고,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수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

 

원랜디를 사랑하고, 원랜디같은 인디게임을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원랜디가 무사 항해하길 바란다.